신용회복경험담


2025.04.16 17:06

두 번의 실패, 하나의 기회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4.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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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평범하고 성실했던 일상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지극히 평범한 40대 중반의 직장인이었습니다. 10년 가까이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며 가족을 부양했고, 아이들은 학교 잘 다니고, 아내도 맞벌이를 하며 소소하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죠. 누구보다 성실하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습니다.

그러던 중, 언젠가부터 ‘이제는 내 사업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많았고, 마침 퇴직금 일부와 대출로 초기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기에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시작은 그럴싸했어요. 브랜드도 유명했고, 창업 교육도 받았고, ‘이 정도면 나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2. 전개: 창업과 투자, 잇따른 실패의 늪

하지만 현실은 예상보다 훨씬 냉혹했습니다. 오픈 초기 몇 달은 괜찮았지만, 점차 손님이 줄어들었고, 매출은 고정비용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는 쌓여갔고, 카드 돌려막기로 간신히 버티는 날들이 반복됐습니다. 그렇게 3년 동안 쌓인 채무는 약 1억 1천만 원. 그중 대부분은 은행 2곳과 카드사 2곳에서 빌린 돈이었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인 타격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지인이 “수익률이 좋다”며 소개해준 투자 상품이 있었고, 그게 바로 보이스피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소액을 넣어봤는데 수익이 나는 것처럼 보여 점점 금액을 늘렸고, 결국 9,2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고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돈을 돌려받을 길은 없었고, 상황은 더 악화됐습니다.



 

3. 위기: 삶 전체가 무너지는 느낌

그 무렵, 신용등급은 바닥을 쳤고, 휴대폰으로는 독촉 문자와 전화가 하루 종일 울렸습니다. 주변엔 말도 못 했습니다. ‘창업 망했다’는 말도 모자라, ‘사기까지 당했다’는 걸 털어놓기에는 자존심이 너무 상했거든요.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중학생 딸이 제게 “아빠 요즘 왜 이렇게 무표정해?”라고 묻는데, 그 말이 마음에 꽂혔습니다. 가족을 위해 시작했던 일들이 오히려 가족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진지하게 해결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됐고, 몇 주간 정보를 모으고 나서 전문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무섭고, 수치스럽기까지 했어요.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싶었지만, 상담을 받고 나니 한 줄기 희망이 보였습니다. 법적으로 보호받으며 재기할 수 있는 기회라는 걸 깨달았죠.



 

4. 해결: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우다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5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서류 준비가 많았고, 제 상황을 증명할 자료를 하나하나 정리해 제출해야 했습니다. 창업 당시 계약서, 임대차계약서, 카드 명세서, 사기 피해 신고 내역 등... 준비는 벅찼지만, 하나씩 해내면서 마음이 다잡아지더군요.

법원에서는 저의 경제 능력과 채무 규모를 고려해 월 27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을 인가해주었습니다. 총 변제금액은 약 970만 원, 나머지는 탕감되는 조건이었습니다. 그 순간,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단순히 돈이 줄어들어서가 아니라, ‘이제 다시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 때문이었죠.

법원 출석 날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재판장 앞에 섰지만, 판사님은 제 말에 귀 기울여주셨고, 제 사정을 꼼꼼히 확인해주셨습니다. 무언가 존중받는 기분이었어요. ‘나도 보호받을 수 있는 국민이구나’ 싶었죠.



 

5. 결말: 회복 중, 그리고 다시 시작

지금은 개인회생 2년 차입니다. 월 변제금은 꼬박꼬박 납부 중이고, 남은 기간은 이제 1년 남짓입니다. 예전처럼 외식은 자주 못 하지만, 생활은 안정됐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졌어요. 아내와 아이들 얼굴을 다시 똑바로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변화입니다.

저처럼 투자 실패, 사기 피해, 창업 실패 등으로 벼랑 끝에 서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회생은 포기가 아니라 ‘정리’입니다. 그리고 그 정리는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창피하지 마세요. 저도 그랬고,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다시 살고 있으니까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힘들다면, 어쩌면 그건 다시 올라가기 위한 출발선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 믿음을 안고, 다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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